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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배운 독후감 잘쓰는 방법 / 독후감 양식그냥 잡담 2019. 8. 27. 18:54
독후감 지옥
대학교 1학년 시절 나는 상당히 독후감을 많이 자주 적었다. 내가 원해서 그런 것은 아니고, 대학의 교육 방침 자체가 그러했기 때문이다. 2주에 총 2개의 독후감을 제출하게 했는데, 책 조차도 대학에서 정해주는 것이어서 상당히 고통스러웠다. 사실상 1주에 한 번 씩 독후감을 적어야 하는데 이게 한 번 적을 때마다 지긋지긋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그때의 경험이 내 자산이 되어 학습 능력이나, 이후의 일을 할 때까지 도움이 되었다. 오늘은 그 방식을 공유하고자 한다.
절대 해서는 안되는 것
우선 좋은 독후감을 위해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것부터 이야기하겠다. 그것은 바로 '줄거리'를 요약하는 것이다. 만약 읽는 책이 소설이라면 어느 정도의 줄거리가 있다. 그리고 줄거리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야기를 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줄거리만을 적기 위한 문단이 있으면 그 자체로 독이 된다. 따라서 독후감을 적을 때 가급적 줄거리 요약만을 위한 부분은 최소화하거나 안 적는 것이 낫다. 굳이 줄거리를 적는다면 본인이 하고 싶을 말을 할 때 줄거리에 어떻게 적혀 있는지 이야기하는 것이 낫다.
예를 들어서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에 대해서 독후감을 적는다고 하겠다. [주인공은 아랍인을 살해한 죄로 사형을 선고받는다. 그리고 깨달음을 얻게 된다.] 이런 내용이 따로 문단을 나누어서 적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못하다. 차라리 [저자는 모든 인간은 결국 사형 선고를 받았다는 문구를 통해 비유적으로 삶의 유한성과 의미 추구 행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실제로 주인공은 사형선고를 받고 서야 비로소 어머니의 과거 행적에 대해 이해하고 희망을 발견한다.] 이런 식으로 하고 싶은 말에 대해서 줄거리를 연결해주는 식의 서술이 더 바람직하다.
하면 상당히 좋은 것
어떤 책에 대해 독후감을 적을 때 가급적 연관된 책이나 영화를 보고 인용을 하면 상당히 좋다. 예를 들어 조지오웰의 1984라는 소설을 읽었다면, 영화 중에 이퀄리브리움이나 이강백의 파수꾼을 읽고 연관된 부분을 언급할 수도 있다. 이런 식의 연결은 독후감을 상당히 풍성하게 해 준다.
기본 양식
먼저 책을 읽고 책의 주제부터 정한다. 그리고 그 주제에 대해서 여러 가지 질문을 던져 본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서 답변하는 것이 바로 좋은 독후감의 기본이다.
예를 들어서
1. 책의 제목이 왜 이것인가?
2. 책의 도입부와 결말은 왜 이런 식인가?
3. 책의 주제가 반드시 옳은 것인가?
4. 더 좋은 결말은 없는가?
등등
이런 질문을 하고 답변을 해본다. 그리고 그다음에 목차를 짜는 것이다. 목차는 다양한데, 서론과 결론이 있는 논설문 양식인 것이 더 쓰기 편하고, 웬만하면 독후감으로서도 낫다. 독후감은 서평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이런 양식이 된다.
1. 서론 : 권력의 폭력성은 어디에서 기인하는가?
2. 나의 평소 생각
3. 타 작품과 이 작품이 다른 부분
4. 저자의 주장에 동의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
5. 결론
좋은 독후감은 좋은 목차에서 비롯되므로 가급적 목차를 짜는 데 많은 시간을 쓰는 것이 낫다. 문구를 너무 화려하게 쓰려하지 말고 해야 할 말을 가급적 두괄식으로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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