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목별로 반복 학습할 책을 정해서 그것을 여러 번 공부하는 것을 회독 공부법이라고 한다. 필자의 경우 세무사 시험에 한해서 만큼은 문제집에 이론서를 단권화해서 그 문제집을 회독 대상으로 하라고 하고 있다. 즉, 메인 교재가 문제집이고 거기에 나머지 책을 요약해서 합친 다음 그 메인 교재를 반복 학습하는 것이 기본 전략이라는 뜻이다. 사실상 메인 교재가 곧 회독 대상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그런데 필자는 세무사 시험을 준비할 때 기출문제집을 회독 대상으로 하지 말라고 하고 있다. 여기서 기출문제집이라는 것은 기출문제만 모아 놓은 문제집을 뜻한다. 즉, 기출문제집을 메인 학습 교재로 삼지 말고, 보조 교재 정도로만 사용하라는 의미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기출문제집을 공부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기출문제집을 메인 교재가 아니라 보조 교재로 삼으라는 의미이며, 기출문제집을 10번 풀어도 0회독이라는 것을 이야기한 것이다.
그럼 어떤 것을 메인 교재로?
그렇다면 어떤 책을 메인 교재로 삼아야 할까? 필자는 문제풀이 강의용 교재를 회독 대상으로 삼으라고 한다. 세무사 2차 시험의 경우 어차피 최근 기출 문제가 다시 그대로 출제될 가능성은 낮으니 기출문제집이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은 이해할 것이다. 세무사 1차 시험의 경우 기출문제집이 유용하지만, 결코 문제풀이 강의용 교재만큼은 아니라고 본다.
어떤 이론이 있을 때 그 이론으로 만들 수 있는 문제 유형이 10가지라고 하자. 기출문제집은 10가지 중에 실제 시험에서 나온 것만 수록한 것이다. 하지만 문제풀이 강의용 교재는 강사의 판단 하에 10가지 유형 모두를 수록한 책이다. 심지어 기출문제 중에서도 중요한 것을 추려서 책에 수록하는 경우도 많다.
당장 사고 실험을 해봐도 문제풀이 강의용 책이 기출문제집 보다 더 중요한 책이란 것을 알 수 있다. 강사 입장에서 다음 중 어느 것이 더 심각한 상황일까?
① 기출문제집만 반복해서 10번 풀었는데 대부분 학생이 과락을 당했다.
② 강사의 수업용 문제집을 반복해서 10번 풀었는데 대부분 학생이 과락을 당했다.
당연히 ②의 상황이 강사 입장에서 더 끔찍하다. 기출문제집이야 그냥 출제자들이 이전에 낸 유형과 다른 유형을 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강사의 수업용 책으로 공부하면 불합격한다는 소문이 돌면 평판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수업용 문제집이 더 다양한 유형이 수록 될 것이며, 이 책을 회독 대상으로 삼는 것이 일반적으로 더 안전하다.
게다가 수업용 책을 회독 대상으로 삼는 것이 더 효율적이기도 하다. 수업용 책의 경우 이미 강의를 들은 상태에서 푸는 것이기 때문에 훨씬 더 공부하기 편하다. 따라서 회독 속도를 높이기도 좋다.
다만 강사가 아예 수업용 책을 기출문제집으로 정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라면 괜찮다고 본다. 김재호 선생님의 '기출문제 베스트'가 그것인데, 수업용으로 해당 책을 쓴다는 것 자체가 강사의 판단이 반영된 것이니 좋다고 본다. 강사는 나름대로 이 분야의 전문가이고 그 의견을 활용하는 것이 지름길이라고 본다.
기출문제집 이렇게 써보세요!
회독 대상은 아니지만 기출문제집은 보조 교재로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이 있다. 그것은 바로 '실전 모의고사'와 '주요 이론 & 함정 정리'이다.
어느 정도 회독수가 쌓였다면 실전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학원에서 모의고사를 신청해서 할 수도 있지만, 아예 기출문제를 아껴 두었다가 연습을 할 수도 있다. 3~5 회독 정도가 되었다면 연도별 문제가 수록된 기출문제집을 구입한다. 그리고 실제 시험장에서 시험을 보듯 시간 측정을 하며 문제를 푸는 것이다. 이미 기출 되었던 문제로 연습하는 만큼 그 어떤 문제보다 실전에 가까울 것이다.
그리고 주요 이론과 함정 정리용으로 기출문제집을 사용할 수 있다. 최근 5년 기출문제를 가지고 해다 문제를 풀기 위해 알아야 하는 이론 리스트를 작성한다. 그리고 그 이론 정도는 모두 대강이라도 설명할 수 있게 공부해야 한다. 이게 최소 이론 공부량이다. 그리고 함정도 마찬가지다. 모든 문제에는 함정이 있으며, 출제자가 의도한 것이 있다. 그것을 최근 5년 기출문제에 대해서 만큼은 파악해 두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