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 준비 : 10회독 공부법 계기 및 효과 그리고 10회독 후기
공부 휴식 중 보는 채널 타스
돌이켜 보니 세무사 공부 관련 유튜브를 시작한 지 1년이 훌쩍 넘었다. 구독자 천 명도 힘들어 보였는데, 정신 차려보니 어느새 구독자 6800명이 넘었다.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 숫자이다. 구독해주고 시청해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그동안 꽤 많은 영상을 올렸다. 그런데 막상 필자가 10회독 공부법을 왜 실천했는지에 대해서는 많이 이야기하지 않은 듯하다.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영상으로 짧게 만들 필요를 느끼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렇게 블로그 포스팅으로라도 10회독 공부법을 실천한 이유와 그 효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겠다.
10회독의 계기
10회독을 시작한 계기는 우연히 유튜브에서 보게된 영상 때문이었다. 필자는 군대 전역 후 세무사 시험을 준비하기로 결심했다. 절실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내 시간을 허비하기는 싫었다. 무작정 열심히만 공부하는 것은 좋은 전략이 아니면 당연히 합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고승덕 변호사의 10회독 공부법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영상의 주제는 어떤 시험이건 10회독을 하면 합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구체적으로 1회독이 무엇인지,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야기가 없었다. 원래 강연에서는 이야기를 했는데, 영상에서 짤린 것인지 아니면 필자가 놓친 것인지 잘 모르겠다. 어찌됐건 그걸 본 필자는 그냥 단순하게 모든 수업 교재를 10회독하자는 생각을 하게 된다.
10회독 방법의 변화
처음 10회독은 단순했지만 과감했다. 모든 책을 10번 암기하자는 것이었다. 단순히 눈으로 읽을까 생각도 해봤는데 이전의 경험상 그런 공부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 그래서 이론서라면 해당 이론의 내용을 모두 설명할 수 있게 암기하고, 문제라면 풀 수 있게 암기하자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은 공부를 시작하고 한 달도 안되어서 바뀌게 되었다. 도저히 모든 책을 10회독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순식간에 4달이 흘렀고 기본반이 끝났음에도 도대체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는지 가닥이 잡히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갑작스럽게 공부의 목적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결국 시험 공부는 문제를 풀기 위해서 하는 것이었다. 만약 문제집 한 권을 정해서 거기에 있는 모든 문제를 풀고 설명할 수 있다면, 당연히 60점은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론서를 완벽하게 해서 문제를 푸는 것보다 실천하기도 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강사도 미리 문제집을 구입해서 풀어보라는 조언을 했기 때문에 객관식 문제집을 미리 구입해서 회독수를 쌓기로 했다.
처음에는 그냥 문제를 풀기만 풀었다. 그런데 자꾸 틀린 문제를 또 틀리는 일이 반복되었다. 안되겠다 싶었던 나는 문제 옆에 해당 문제를 틀린 이유를 요약해서 적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문제를 보자마자 그 함정 포인트를 떠올릴 수 있게 공부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하자 정작 문제는 덜 틀렸지만, 느린 풀이 속도는 해결이 되지 않았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던 나는 풀이순서를 좀 더 압축해서 외우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문제를 보자 마자 풀이순서와 함정을 떠올리는 연습을 하게 되었다. 지금 수험생들에게 태그 달기라는 방식의 단권화 방식을 권하고 있는데, 그 것의 시발점이 된 학습법이었다.
결국 세무사 1차 시험에서 필자는 전 과목 객관식 문제집을 10회독 이상 해내게 된다. 그것도 눈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전부 풀고 암기한 것만 그정도였다. 당시에는 의식하지 못했지만 그냥 암기도 아니라 설명할 수 있게 외운 것만 10회 이상이었다. 당연히 한 번에 필자는 세무사 1차 시험에 합격했다.
설명할 수 있게 암기하는 것을 10번 이상 하자. 이런 모토에 따라서 필자는 공부를 했지만 정작 동차 때는 그것을 해내지 못했다. 많이 지쳐 있기도 했고, 완벽주의를 버리지 못해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유예 때는 동차 때의 실패를 바탕으로 제대로 10회독 공부를 해냈다. 사실 10회독은 목표였고, 실제로는 10회독을 훌쩍 넘기게 되었다.
10회독 효과
10회독 공부법의 효과를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 3회독 : 별다른 효과는 없지만 이 후로 회독 가속 시작
- 5회독 : 말 문제는 풀만하고, 웬만큼 쉬운 계산 문제는 풀 수 있는 상태
- 7회독 : 거의 책을 다 외웠고 계산문제 포함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생각이 듬
- 10회독 : 이젠 실수만 안하면 붙겠다는 생각이 듬
결과적으로 필자는 2011년에 시험을 준비해서 2013년에 최종 합격했다. 도중에 복학한 기간을 빼면 1년 반만의 합격이고, 그 기간을 합쳐도 2년 정도의 기간이었다. 점수는 커트라인보다 총점 40점 이상 높았다.
단순 반복은 안돼!
필자처럼 10회독 공부법을 실천하려는 사람이라면 주의할 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단순 반복으로 공부하는 것은 어떤 식이건 안된다는 것이다. 천 번 넘게 읽었어도 파리바게트와 파리바게뜨 구분이 힘든 것이 현실이다. 단순히 눈으로 읽는 것은 별 효과가 없다. 문제를 푸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왜 이런 풀이순서를 쓰는 지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면 아무리 회독수가 쌓여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 이론 또한 그냥 느낌으로만 문제를 풀 것이 아니라 정확히 그 뜻을 알아야 성적이 오를 수 있다. 몇 년을 공부해도 '애로우의 불가능성 정리'가 무엇인지 말 못하는 이들이 많다. 그런 식의 공부라면 아무리 반복을 해도 성과가 나오지 못한다. 실제로 필자는 세무사 1차 시험 회계학에서 단순 풀이 위주로 공부하다가 10회독 넘은 공부량에도 불구하고 42.5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