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라이프 오브 파이 원작 소설과 영화의 차이점 3가지 #파이이야기

책이 영화보다 잔인하다
의외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책이 영화보다 더 잔인한 묘사가 많다. 영화는 몰아치듯 생략하는 장면이 많은데 책은 그렇지 않다. 집요하게 그 과정을 묘사한다. 특히 하이에나가 얼룩말을 공격하는 것은 상당히 세밀하다. 이게 주제를 따져본다면 더 적절한 방식이기는 하다. 하지만 영화에서 책처럼 잔인한 장면을 자세하게 묘사했으면, 영화의 연령 제한이 더 심해졌을 것이다.

책이 하나의 사건이 더 많다
전반적인 사건이나 줄거리는 비슷하다. 하지만 책 파이 이야기는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와는 달리 하나의 사건이 더 추가된다. 그것은 바로 파이가 표류 중에 또 다른 표류자를 만나는 것이다. 사실 이 장면은 줄거리에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장면이었다. 아무리 훈련을 시킨다 해도 리차드 파커는 배가 고프면 파이를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소설에서는 또 다른 표류자를 만나 리차드 파커가 그를 잡아먹으면서 파이가 살아남을 수 있게 된다.
물론 소설이나 영화 모두 파이의 이야기가 두 가지로 해석되도록 계속 떡밥을 던진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건 또한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이야기가 됐건 설득력이 있는 내용이 된다.

메시지가 더 명확한 책
소설책은 영화와 달리 파이가 표류하기 전의 부분에 대해서 상당 부분 지면을 할애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책은 파이의 이야기가 무슨 의미인지 좀 더 명확하게 해주었다. 게다가 아예 대놓고 '신을 믿게 할 이야기'라거나 '해피엔딩'이라는 표현을 쓰고, 불가지론이 왜 좋지 않은지까지 이야기한다. 이 정도쯤 되면 소설 '파이 이야기'는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아주 명확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에 영화는 좀 더 소설에 비하면 명확하지 못하다. 실제로 영화 리뷰를 보면 파이가 종교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그냥 자기가 종교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투영한 리뷰도 많았다. 이것은 사실 소설을 읽었다면 해결될 부분이기도 하다.
애초에 소설이나 영화 모두 두 가지 이야기 모두 말이 되는 구성을 해두었다. 파이의 말처럼 입증이 불가능한 두 이야기다. 그중에 어느 것이 진실인가는 사실 입증이 아닌 선택의 문제이다. 그리고 파이가 어떤 선택을 했으며, 왜 그 선택을 했는지가 이 영화에 담긴 메시지의 기본이다. 하지만 영화는 다소 종교에 대한 부분에서 힘을 빼고, 영상미로 파이의 이야기 중 어느 쪽을 지지하는지 보여주었다. 하지만 소설에 비해 다소 불명확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