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영화 리뷰 : 영화 클로저 줄거리 결말 포함 스포 리뷰 + 클로저 해석
영화 클로저 줄거리 및 결말
부고기사를 전문적으로 쓰는 기자 댄. 그는 작가가 되고 싶어 한다. 어느 날 그는 우연히 길에서 앨리스라는 여성을 만나게 된다. 가벼운 교통사고를 계기로 앨리스와 댄은 가까워지고, 둘은 연인 사이로 발전한다.
댄은 앨리스의 삶을 소재로 소설을 쓰고, 프로필 사진을 찍기 위해 사진작가 안나를 만난다. 안나에게 끌림을 느낀 댄은 그녀를 유혹하고 안나는 여자친구가 있음에도 뻔뻔하게 자기를 유혹하는 그를 거부하면서도 묘한 끌림을 느낀다.
한편 댄은 채팅 사이트에서 여자인척을 하고, 한 남자에게 안나인척 수족관에서 보자고 유혹한다. 수족관은 평소 안나가 자주 가던 곳이었고, 정말로 그 남자와 안나는 만나게 된다. 댄에게 속아 안나를 만난 남자는 의사인 래리였다. 래리는 안나를 마음에 들어하고 둘은 연인 사이가 된다.
안나는 사진작가로서 작품전을 열고 그곳에서 앨리스는 래리를 만나게 된다. 둘은 묘한 끌림을 느끼기는 하지만 앨리스는 그 감정을 거부한다. 이 둘과 달리 댄은 너무나도 뻔뻔하게 이미 연인이 있는 안나를 계속 유혹한다.
결국 안나는 래리와 결혼을 했음에도 댄에게 넘어가고, 안나는 래리에게 이혼을 요구하며 그를 떠난다. 홀로 남은 래리는 스트립 클럽을 가고 거기에서 앨리스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녀에게 성관계를 요구한다.(둘이 성관계를 맺었는지 아닌지는 다소 애매하게 표현됨. 마지막에 앨리스가 관계를 맺었다고 말을 하긴 하지만 화가 나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진실인 것인지 다소 모호. 근데 영화 해석에는 큰 차이가 없음)
이렇게 안나와 댄이 맺어지고, 가벼운 관계 후 래리와 앨리스는 홀로 남게 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혼 동의를 얻는 과정에서 안나와 래리가 관계를 맺었다는 것을 알게 된 댄은 화를 낸다. 결국 안나는 다시 래리에게 돌아간다.
댄은 래리에게 애원하고, 래리는 앨리스가 어디에서 일하는 지와 그녀와 성관계를 맺었다는 말을 전한다. 앨리스를 찾아간 댄은 그녀와 다시 연인이 되지만 결국 래리와의 과거 일을 빌미로 둘은 헤어지게 된다. 모든 것이 끝나고 댄은 앨리스가 사실 그녀를 처음 만난 추모 공원에 있는 한 인물의 이름이며 그녀의 진짜 이름이 앨리스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사랑에 관한 오답에 대한 영화
사랑이란 무엇일까? 사실 쉽지 않은 문제이다. 사람들이 모여서 만드는 것이건만, 정작 사람마다 다른 의미를 지닌 단어이다. 그렇기에 사랑은 복잡하고 어렵다.
이 영화 클로저는 처음에 꽤나 혼란스러웠던 영화였다. 줄거리가 그리 복잡하지 않았음에도 리뷰를 쓰려고 하니 뭔가 정리가 안 되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주인공이 4명임에도 이상하게 댄과 앨리스에만 집중해서 해석을 하려는 나의 모습을 발견했다. 그래서 그렇게 영화를 바라볼 것이 아니라 이 영화를 '사랑에 관한 부조리 극'이라고 보고 해석을 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일단 각 인물이 사랑을 어떻게 바라보는 지부터 이야기하겠다. 앨리스와 댄, 래리, 안나의 순서로 이야기를 하겠다. 참고로 영화 줄거리의 내용을 다시 이야기하자면, 앨리스와 댄은 결국 헤어졌고 래리와 안나는 결혼 생활을 이어가기로 했다. 하지만 모두가 그리 행복해 보이지는 않게 끝난다.
먼저 앨리스이다. 그녀에게 사랑이란 단순히 감정에 끌려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하는 것이자 헌신하는 것이다. 그녀는 가명을 쓰는데, 앨리스라는 이름 자체가 남을 위해 희생하고 죽은 사람의 이름이라는 것에 주목을 할 필요가 있다. 그녀는 먼 곳에서 왔고 그곳에서 삶과 다른 새로운 인생과 사랑을 '선택'하기로 했다. 그것도 헌신하는 형태의 사랑을 말이다. 그렇기에 그녀 앞에 래리처럼 끌리는 사람이 나타나도 거절을 하고, 댄이 바람을 피워도 그를 사랑하기로 한다. 뻔뻔하게 안나와 이뤄질 수 없어 돌아온 댄을 받아 주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그런 그녀의 사랑은 바람직해 보이지만, 상대가 이기적인 댄이기 때문에 결국 그녀의 사랑은 비극적으로 끝난다.
댄에게 사랑이란 솔직하고 이기적인 감정이다. 솔직하기만 한 그의 행동은 남에게 상처를 주고 무책임하기 때문에 이기적이다. 하지만 그는 솔직해야지만 진짜 사랑이라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그는 모든 인물들에게 상처를 주고, 극단적으로 헌신적인 앨리스의 입에서 조차 '더이상 너를 사랑하지 않기로 했어'라는 말이 나오게 한다.
래리에게 사랑이란 타협하고 소유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는 전략적으로 상대방의 감정을 이용하고, 완벽하게 자기를 사랑하지 않더라도 돌아오도록 여러가지 행동을 한다. 다소 변태적이며 마초적인 성행위를 즐기는 그의 성향은 사랑에 대한 가치관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는 듯하다.
반면에 안나에게 사랑이란 거부할 수 없고 운명적이며 그렇기에 죄책감이 들기도 하는 감정이다. 그녀는 사랑 앞에서 늘 흔들리고 괴로워한다. 댄처럼 솔직하면 곧 무죄라는 생각을 하고는 있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더 안나는 괴로워한다. 그렇기에 댄과 헤어지고 래리에게 돌아가는 그녀의 모습은 마치 자기 자신을 벌주는 듯한 사랑으로 보이기도 한다. 흥미롭게도 '노팅힐'에서 줄리아 로버츠가 연기한 여주인공의 이름도 '안나'인데, 두 캐릭터의 성격이 비슷하다. 하지만 착한 남자에서 이기적인 댄으로 남자를 바꾸자 이런 비극적인 상황이 벌어진다.
이렇게 사랑에 대한 네 명의 가치관은 다르다. 그리고 이들 모두가 정답이 아니다. 그나마 따져 본다면 앨리스가 사랑에 대해 건전한 사고를 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랑은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기에 그녀의 무조건적인 헌신은 댄이 더욱 날뛰기 좋은 환경만 만들게 되었다.
정통극의 전개 방식대로라면 네 명 중 몇몇은 사랑에 대한 정답을 이야기할 것이고, 몇몇은 명백하게 틀린 오답을 보여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러지 않고 네 명 모두가 일리는 있지만 약간씩 틀린 이야기를 하고, 심지어 그중에서 이해타산이 맞는 지점에 있는 사람만이 연인이 된다. 이런 방식은 정말 충격적이며, 동시에 사랑이란 근본적으로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중요한 속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