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라틴어 수업 / 인문 교양 에세이 책 추천
저자 소개
저자 한동일은 한국인 최초, 동아시아 최초의 바티칸 대법원 로타 로마나 변호사. 로타 로마나가 설립된 이래, 700년 역사상 930번째로 선서한 변호인이다. 어린 시절 가난한 현실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공부에 몰두했다. 동성고등학교 재학 당시 만난 곽성민 신부의 영향으로 천주교 신자가 되었으며 이후 고(故) 김수경 추기경의 집전으로 세례를 받았다. 이후 뜻하지 않게 사제의 길에 들어서서 광주가톨릭대학교와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에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2000년에 사제 서품을 받았다. 2001년 로마 유학길에 올라 교황청립 라테라노 대학교에서 2003년 교회법학 석사 학위를 최우등으로 수료했으며, 2004년 동대학원에서 교회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과 로마를 오가며 이탈리아 법무법인에서 일했고 서강대학교에서 라틴어 강의를 맡아 진행했다. 그의 라틴어 강의는 입소문을 타고 다른 학교 학생과 교수들, 일반 수강생들까지 청강하러 찾아오는 등, 서강대학교 최고의 명강의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로타 로마나의 변호사가 되기 위해서는 유럽의 역사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가진 교회법을 깊이 있게 이해해야 할 뿐만 아니라, 유럽인이 아니면 구사하기 힘들다는 라틴어는 물론 기타 유럽어를 잘 구사해야 하며, 라틴어로 진행되는 사법연수원 3년 과정을 수료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을 마쳤다고 해도 변호사 자격시험 합격 비율은 5~6퍼센트에 불과하다. 한동일 교수는 자신의 약점과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후천적인 능력을 개발하며 좌절의 순간들을 이겨내고 로타 로마나의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다.
현재는 연세대학교 법무대학원 및 법학대학원에서 ‘유럽법의 기원’을 강의하고 있으며, 번역 및 집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카르페 라틴어 종합편』『유럽법의 기원』『교회의 재산법』『그래도 꿈꿀 권리』 등을 집필하고, 『동방 가톨릭교회』『교부들의 성경 주해 로마서』『교회법률 용어사전』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장르를 소개하자면?
만약 이 책의 장르를 소개해야 한다면 나는 '에세이'라고 분류를 할 것이다. 책의 제목은 '라틴어 수업'이고 저자 또한 실제로 대학에서 라틴어 수업을 한 것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학술적인 라틴어 내용이 아니라 삶 그 자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책에서는 각종 라틴어 격언과 서양 역사 등등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저자가 정작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삶 그 자체이다. 그렇기에 형식이 자유롭고, 메시지는 수업 내용보다 대중적이게 되었다.
사실 필자는 저자인 한동일 교수님의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학교 졸업 학기였는데, 주변 선배들이 한 번은 들어 봐야하는 강의라고 권해서 수강 신청을 했다. 솔직히 열심히 공부하지는 않았지만, 수업 시간에 이야기해주시는 내용이 뼈가 되고 살이 되는 것들이 많아서 좋았던 기억이 난다. 수업 시간에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는 세무사 메이커를 저술할 때 인용하기도 했다. 그때 수업은 라틴어 어학 수업이기는 했는데, 수업 중간중간에 격언이나 삶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해주셔서 진짜 교양 강좌 같다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수업 내용 중 학생들에게 해주었던 교훈 같은 부분을 더 중점적으로 다룬 것이 이 책이다.
필자의 생각에 뭔가 지식을 쌓고 힐링을 얻으려는 것보다는, 그냥 읽는 재미가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굳이 뭔가를 얻어 내야한다는 생각 없이 편하게 원하는 부분을 읽으면 꽤 재미있다. 편하게 인생 경험 많은 어른이 들려주는 이야기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