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 준비

세무사 준비 : 세무사 1차 시험 이런 선택과 집중 전략은 왜 안돼?

자취생 TAS 2019. 10. 16. 01:13


4488전략

4488전략이라는 것이 있다. 세무사 1차 시험 회계학과 세법에서 40점을 받고 나머지 과목에서 80점을 받으면 세무사 1차 시험 합격을 할 수 있다는 전략이다. 물론 딱 이 전략을 받기는 힘드니까 이 점수를 넘는 것을 목표로 공부하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전략은 세무사 1차 합격만 바라본다면 나름대로 일리가 있는 전략이다. 과목 간의 난도 차이가 있는데, 정작 배점은 동일하다. 그러니까 동일한 노력으로 점수를 잘 받을 수 있는 재정학과 선택과목에 집중을 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2차 합격을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좀 꺼림칙한 전략이기도 하다. 세무사 2차 시험은 1차 시험의 회계 세법과 상당 부분 겹친다. 그리고 1차 시험에서 제대로 공부를 안 해두면 2차 시험 강의를 들어도 이해 조차 힘든 것이 현실이다. 어차피 2차 합격까지 마쳐야 최종 합격이니 회계 세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더 낫다는 주장도 있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회계 세법 고득점 후 재정학 선택과목 낮은 점수를 노리는 전략은 유예생이 아닌 이상 대부분 효과적이지 못하다. 왜냐하면 회계 세법 고득점이라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힘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회계 세법에서 상당 부분 버리고 1차 합격을 해도 보완하는 공부만 잘하면 별 문제가 없다. 세무사 1차 시험에서 회계 세법에서 많은 부분을 버린다면 동차 합격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1차 시험부터 유예 공부 시작까지 기간만 해도 반년이다. 이 시기를 그냥 쉬어 버린다면 사실 1차 시험에서 회계 세법을 공부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반년이나 놀아서 장수생이 되는 것이다. 뒤집어서 말하자면 그 반년 동안 이전에 버린 회계 세법을 보완하는 공부만 해도 유예 진도를 무난하게 따라갈 수 있다.

수험생 커뮤니티에서 1차 시험 회계 세법을 제대로 안 하면 유예도 힘들다는 주장을 하는 이들도 있던데, 왜 수험생 대부분이 예비 불합격자인지 새삼 실감하게 하는 글이다. 반년을 놀고 유예 합격을 바라다니 정말 그 뻔뻔함이 경이로울 정도다. 설령 동차 준비 후 3달만 쉬더라도, 실력이 부족한 이가 동차 준비를 한 것은 고통스럽기만 하지 정작 무언가를 남길 수 있는 공부는 아니다. 이 또한 반년 동안 쉰 것이나 마찬가지다.


유예생의 세무사 1차 성적표

세무사 1차 시험이 끝나면 본인의 성적을 알려주는 수험생들이 있다. 공부 상담을 위해서인데, 그중에 상당수가 유예생이다. 혹시나 유예 불합격을 하면 한 번 더 기회를 얻기 위해 1차 시험을 한 번 더 응시한 것이다. 평소에 회계 세법 과목만 공부를 하기 때문에 이들은 회계 세법은 고득점 하고 재정학 선택과목은 적당히 점수를 받는 전략을 선택하곤 한다.  

그런데 점수를 보면 좀 의외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왜냐하면 이들의 회계 세법 점수가 높기는 해도 엄청나게 또 높지는 않기 때문이다. 점수를 보면 대부분 유예생들도 세무사 1차 시험 회계에서 50점에서 60점 정도의 성적인 경우가 많았다. 세법은 그나마 70에서 80점 정도의 성적이었다. 그런데 재정학과 선택과목 점수도 60점 이상의 고득점인 경우가 많았다. 즉, 회계 세법 고득점 전략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성적은 전과목 고득점이 된 것이다. 

유예생들의 성적이 이러한데, 과연 처음 1차 시험에 도전하는 사람이 회계 세법 고득점을 하고 재정학 선택과목은 적당히 과락만 넘기는 것이 옳은 전략일까? 당연히 아니다. 애초에 버릴 부분을 생각하는 시점에서부터 동차는 불가능한 것일 수도 있다. 극소수 상위권만 동차 합격을 하는데 그런 이들이라면 버릴 부분을 고려하지도 않을 테니 말이다.


시간이 없을 때

시간이 부족할 때 가장 효율적인 공부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단위 시간당 가장 점수 향상도가 높은 부분을 공부하는 것이다. 원가관리에서도 제한된 자원이 있는 경우, 해당 자원 1 단위당 가장 성과를 높게 낼 수 있도록 전략을 수립하라고 하고 있다. 

그런데 시간이 제한되어 있을 때 가장 효율이 좋은 과목은 재정학과 선택과목이지 회계 세법이 아니다. 동차 욕심 때문에 회계 세법 고득점을 원할 테지만, 애초에 버릴 부분을 고민한 시점에서 동차는 끝났다고 생각해도 좋다. 감정이 아니라 이성으로 판단을 해야 한다. 긍정 긍정 외치며 현실을 외면하기엔 시행착오 한 두 번에 1년씩 더 공부해야 하는 현실은 너무 가혹하다. 선택은 본인 몫이지만 진지하게 생각해보기를 바란다.